[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통상에서 개인정보 이슈가 중요해진 가운데 합리적인 개인정보 이전 정책 정립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의 국경간 이동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국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회장 이성엽), 개인정보보호법학회(회장 최경진), 한국정보법학회(회장 강영수·이규호)가 공동으로 주최한 '디지털 통상과 개인정보 보호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날 '디지털 통상과 개인정보'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최경진 가천대학교 교수는 "국가간 무역 과정에서 과거와 같이 상품, 서비스 이동이 아니라 데이터 이동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톱 기업들을 살펴보면,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는 물론, 개인정보 이슈를 다루지 않고서는 디지털 통상 이슈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디지털통상에서 논의될 수 있는 개인정보 이슈로 ▲개인정보 규제 수준 ▲개인정보 국외이전 ▲개인정보 처리 국지화 ▲위치정보법 규제 ▲개인영상정보법 규제 신설 ▲클라우드 개인정보 규제 ▲국내대리인 의무화 ▲국가간 마이데이터 ▲개인정보/데이터에 대한 전자적 압수수색 절차 등을 제시했다.특히, 데이터 국지화(Data Localization)가 디지털 통상의 큰 장벽이 될 수 있는데,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여러 국가들이 데이터 국지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데이터 국지화는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한 국가 내에서 관련 데이터를 저장·처리해야 하는 것으로, 데이터를 국가 밖으로 가져가거나 국외 처리를 제한하는 조치다.최 교수는 "데이터 국지화는 여전히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부분이고, 데이터는 물론, 개인정보 처리, 처리설비 등에서 국지화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일반적 자유와 권리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일정부분 국지화가 필요하지만, 국제적으로 합리적 수준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로 '개인정보 침해'를 들었다. 개인정보 침해 사고가 전세계에서 다양하게 지속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대량의 개인정보 유출로 개인들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 최 교수는 "개인정보 이슈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와 직결되기 때문에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심도있게 고민해야할 지점"이라면서, "다자간 논의 체계를 통해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가별로 데이터나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규제수준은 물론, 바라보는 관점도 다른 상황. 미국은 데이터의 자유로운 국경이동에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유럽연합(EU)은 개인간 데이터 국경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간 데이터 이전 제한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제한, 데이터 국지화 정책 등을 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우리 국민과 기업에 적합한 방향으로 개인정보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을 정립하고, 업계의 비교우위와 미래전략 등을 잘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국경간 이전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개인정보 국외이전을 위한 안정적인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위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데이터 통상 측면에서 개인정보위의 역할이 중요하다. 데이터가 무역장벽화 되지 않기 위해 적절한 수준에서 자유롭고 안전한 개인정보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데이터의 국가간 이동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장려함은 물론, 국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